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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르바적 자유를 나의 현실적 조건 안에서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까

2026.09.29 17:20

나눈 핵심 질문

  •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 – 나는 절제하고 사유하는 화자와, 순간을 누리는 조르바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 기존의 사고를 바꾸게 해준 조르바와 같은 사람이 있었는지?
  • 경험 없는 지식과 지식 없는 경험,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몸으로 경험하는 것과 머리로 아는 것 중 어느 것이 진짜에 더 가까울까?
  • 인생에서 ‘해보지 못해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 ‘자유’란 무엇일까 – 자기 욕망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을 자유롭다 말할 수 있을까? 반대의 경우는 자유롭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 ‘현재를 사는 것’과 ‘책임 있게 사는 것’은 어떻게 함께 가능할까?
  • 죽음에 대한 의식 –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면서도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주요 내용 

한국, 프랑스, 쿠웨이트, 스위스에 거주하는 다섯 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독서모임 ‘레게레’(Legere)의 9월 지정책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였다.

절제와 사유를 통해 삶을 이해하려는 화자와, 자신의 욕망과 감각을 따라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조르바. 정반대의 두 인물을 통해, 우리의 첫 질문은 자연스럽게 ‘나는 누구에 더 가까운가’였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 안에 조르바와 같은 면과 화자와 같은 면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충분히 생각하고 이해한 뒤 움직이는 순간과, 행동이 앞서는 순간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각자 다른 이유로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지금 우리의 모습 자체가 그 증거일지도 모른다.

이어서, 우리는 화자가 조르바에게 그랬듯,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게 이끌렸던 경험을 나누었다. 누군가에게는 연인이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친구, 직장동료였던 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의 방식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우리는 나와 닮은 사람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지만, 내가 하지 않을 선택을 하는 사람을 통해 살아보지 못한 삶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조르바와 같이 반드시 자유분방하고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내가 정답이라 믿어온 삶의 방식 밖에 다른 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로 인해 나의 삶을 넓고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 말이다.

대화는 지식과 경험의 문제로 옮겨갔다. 우리는 삶에서 지식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영역을 절감한 경험이 있었다. 동시에, 경험만으로는 자신과 사회를 설득할 근거를 가지기 어려운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지식과 경험의 우월성을 고를 수 없고, 하나로는 자신의 판단을 의심할 도구를 잃을 수 있다.

모임 내내, 우리는 두 인물을 오가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나누었다. 대화 중 언급된 이동진 평론가의 ‘하루하루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라는 말처럼, 어쩌면 어느 한쪽의 삶을 정답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순간을 사는 것과 책임있게 사는 것은 서로 배반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의 삶을 온전히 감각하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변과 연대하며 나와 다른 삶의 방식에도 마음을 열어두는 것. 그렇게 각자의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죽음 앞에서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이 허무로 가는 길이 아닌, 오히려 지금 이 순간 용기있게 뛰어들 수 있다는 이유가 된다는 생각도 나누었다. 죽음을 의식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삶의 두려움들에 직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조르바적 자유를 각자의 삶 속으로 조금씩 옮겨오려는 나름의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활동 일시

2026년 9월 26일 오후 4시

활동 장소

zoom 온라인 회의

참여자

신지숙, 오승리, 오진리, 임세희, 정아현

(임세희님은 국가 이동으로 부득이하게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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