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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나]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고쳐야 할 신호일까, 살아 있다는 표시일까
2026.09.30 14:17
나눈 핵심 질문
내 마음은 어떤 순간에 가장 쉽게 흔들리는가. 그 흔들림은 다스려야 할 신호일까, 아니면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려주는 표시일까.
주요 내용
TAC의 첫 모임이었습니다. 『마음의 기술』을 읽고, 요즘 자기 마음 같은 장면을 한 장씩 찍어 오기로 했습니다. 사진부터 보고 이야기는 나중에 듣기로 했고, 사진의 뜻은 찍은 사람이 먼저 말하기로 했습니다.
원제는 “당신 자신의 심리치료사가 되어라”입니다. 뇌는 교육이 가능하며 그 기능을 이해하면 누구나 자기 마음의 주치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전제입니다. 3부는 상황별 처방집에 가깝게 구성되어 있어 불안, 번아웃, 우울, 수면, 신체활동까지 목차만 보아도 어느 장을 펼쳐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감정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저희에게는 익숙한 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진을 늘어놓고 보니, 우리가 가져온 것은 처방이 아니라 아직 처방하지 못한 것들이었습니다.
최정빈 님은 사진 속 장소 같은 데 가서 자고 싶다고 했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다가 아니라 자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책에는 수면을 다룬 장이 따로 있고 번아웃에 대한 장도 있습니다. 읽으면 다 맞는 말인데, 쉬어야 하는 걸 몰라서 못 쉬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가 왜 이렇게 먼지 한참 이야기했습니다.
정선기 님은 고장 난 차 계기판을 찍고 “잠시 멈춤”이라고 붙이셨습니다. 이제 몸 건강을 좀 돌아봐야겠다고 하셨습니다. 계기판은 고장을 알려주는 장치인데 우리 몸에는 그런 것이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멈춘 다음에야 알게 된다고. 책은 감정을 신호로 읽는 법을 알려주지만, 그 신호를 읽기 전에 먼저 멈춰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멈춤을 고장이라 부를지 쉼이라 부를지에 따라 같은 시간이 꽤 다르게 흐르겠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서영 님은 얼기설기 얽힌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요즘 분주한 상황이 꼭 이렇다고 하셨습니다. 책에서 반추는 끊어내야 할 악순환입니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이어지면서 기분을 끌어내리니까요. 그런데 사진을 보고 있으니 꼭 끊어야 할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풀어야 정리되는 것인지, 얽힌 채로도 살아지는 것인지 여기서 의견이 갈렸습니다.
임경미 님은 나이 듦에 대한 사진이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늙음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책의 3부 끝에는 죽음과 이별을 다룬 장이 있고, 마지막에는 노력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따로 놓여 있습니다.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스스로 기술이 닿지 않는 자리를 남겨둔 셈입니다. 나이 드는 일이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곽현주 님은 사람이 나이 드는 것 같은 사과를 찍고, 그래도 아름답다고 덧붙이셨습니다. 나도 나이 먹고 다치고 상처 입지만 내 인생은 아름답다고 하셨습니다. 무르고 시들어가는 것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그것이 체념과는 어떻게 다른지 물었는데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두 시간이 짧았습니다. 결론도 내지 못했습니다. 마음에 기술이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다만 책의 제목이 기술인데 우리가 가져온 사진은 전부 기술 이전의 것이었다는 점이 계속 걸렸습니다. 이 흔들림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부터 보고 싶다는 말이 여러 사람에게서 나왔습니다. 다스려야 할 감정과 들여다봐야 할 감정을 우리는 어떻게 구분해 왔는지, 아니면 구분 없이 살아왔는지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낡아가는 사과가 아름답다던 말이 돌아오는 길에도 오래 남았습니다.
다른 클럽에도 묻고 싶습니다. 최근에 가라앉히려 했던 감정 중에, 실은 들여다봤어야 했던 것이 있었나요.
활동 일시 2026년 9월 30일(수) 오후 8시~10시
활동 장소 세종시 마리심리센터
참석자 곽현주, 정선기, 이서영, 최정빈, 임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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