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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죽음]우리는 타인의 죽음에 대해 어떤 연민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2026.10.09 00:57
사실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을 처음 펼쳤을 때, 나는 주인공 리비에르의 단호함과 차가움을 비난하기 바빴다. 목적을 위해 타인의 안위나 감정을 다소 외면하는 듯한 그의 태도가 야속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그의 흔들리지 않는 결단 뒤에 감춰진 – ‘고독을 견디는 의지’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리비에르는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상처받고 고통받는 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가슴에 되새기는 사람이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전진하게 만드는 힘은 어쩌면 이처럼 냉정한 책무 아래 깊은 상처를 껴안고 견디는 이들에게서 나오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리더라는 자리가 짊어져야 하는 엄중한 책임감과 그 자리를 바라보는 구성원들의 기대 사이에 존재하는 온도 차를 다각도로 이해해볼 수 있었다.
신념과 책임, 그리고 죽음이라는 실존적 위협 앞에 선 인물들의 삶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이 모임의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는 타인의 죽음에 대해 어떤 연민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한 멤버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아직 아주 가까운 이의 죽음을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다고. 누군가의 부고는 늘 뉴스나 건너 들어오는 아득한 소식이었고, 사회적 예의에 따라 안타까움을 표할 뿐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애도를 경험해 본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은 죽음과 슬픔을 어떤 자세로 마주하고 있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이 질문에 대해 멤버들이 나누어 준 이야기는 각기 다른 결을 지니고 있었다.
- 멤버 A ) 감정의 수용과 사랑의 뒤늦은 깨달음: 누군가의 죽음은 연인이나 가족 간에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후회와 함께, 사랑하는 이에게 슬픔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삶과 죽음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슬픔이라는 불행은 전염되기 쉽기에 홀로 충분히 수용하되,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지혜도 필요하다.
- 멤버 B ) 죽음의 세 가지 층위와 공감의 구조: 강신주 철학자의 책에서, 죽음은 ‘나의 죽음’, ‘너의 죽음’, 그리고 ‘그들의 죽음’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파트를 읽은 적이 있다. 관계의 깊이에 따라 슬픔의 형태는 달라지지만, 예기치 못한 순간에도 연민은 싹튼다. 애도에는 반드시 고통을 온전히 견뎌내는 시간이 필요하며, 우리에게는 연민과 슬픔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마다하지 않고 – 오히려 역설적으로 조심스레 그것을 환영하는 태도가 요구될지도 모른다.
- 멤버 C ) 곁을 지키는 묵묵한 존재감: 슬픔을 억지로 달래려 하기보다, 그저 타인의 슬픔 곁에 머물며 함께 그 무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깊은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 멤버 D ) 슬픔의 목격자가 되는 시간: 한국의 3일장이나 5일장이라는 장례 문화는 고인을 충분히 기억하고 추억을 상기하기 위한 최소한의 애도 기간이다. 누군가는 타인의 슬픔을 진심으로 목격해 주어야 하며,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위 대화를 이어 나가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질문을 조금 더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직접적 인연이 없는 ‘그들의 죽음’을 어떻게 연민하고 애도해야 하는가”
한 멤버는 친한 친구의 조부모상에 세 번 조문을 간 적이 있다고 했다. 생전 일면식도 없던 분들이었지만, 오로지 자신의 친구가 겪고 있을 슬픔을 위로하고 곁을 지켜주기 위해서 함께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그는 친구에게 일부러 물었다고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 어떤 분이셨는지, 어떤 점을 닮고 싶었는지. 그는 친구가 고인과의 기억을 상기시키고 회고하게 함으로써, 친구가 스스로 마음을 정리하고 슬픔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나눠주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그가 선택해 온 연민의 방식이었다고 말이다.
상을 당한 이의 곁에서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고, 그들의 슬픔을 잠잠히 들어주며, 마음에 남은 앙금을 털어낼 수 있도록 돕는 일. 설령 그것이 나에게는 아득히 멀게 느껴지는 ‘그들의 죽음’일지라도, 남아있는 이의 슬픔을 힘을 다해 위로함으로써 떠나가는 이를 온전히 배웅하도록 위로하는 것. 이러한 ‘열심’이야말로 우리가 타인의 죽음 앞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존엄한 연민의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활동 일시 | 2026년 9월 8일(화) 19:00 ~ 21:00 |
| 활동 장소 | 서울광역청년센터 소회의실 2 |
| 참석자 이름 | 김성종, 박수빈, 안지수, 유정수, 최인수 |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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