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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관계]책들다 - 타고난 나와 만들어가는 나 (인간·성격·심리)
2026.09.30 14:26
나눈 핵심 질문
성격은 타고난 기질인가, 삶 속에서 계속 조정되는 방향인가. 공감한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이라면”을 상상하는 일인가,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그려보는 일인가. 행복은 크기로 오는가, 빈도로 쌓이는가.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는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인가, 아니면 불안을 다스리려는 방어기제인가. 네 질문 모두 끝내 하나로 좁혀지지 않은 채 모임을 마쳤다.
주요 내용
모임은 성격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라미 카민스키는 『이향인(Otrovert)』에서 내향도 외향도 아닌 제3의 기질을, 소속이 아니라 ‘방향’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함께 읽은 이들은 성격을 고정된 분류표가 아니라 삶 속에서 계속 조정되는 방향 감각에 가깝다고 봤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역설이 나왔다. 내가 바뀔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는 그 마음 자체가 이미 하나의 기질 아니냐는 것이었다. 반대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사람은 안 바뀌더라”라고 여기는 것도 그 사람의 기질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TCI 기질검사 이야기도 나왔는데, 상담 현장에서는 기질적인 부분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바뀐다 해도 아주 어려운 일이라 본다는 사실도 공유됐다.
성격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공감으로 옮겨갔다. “내가 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와 “그 사람이라면 지금 어떻게 했을까”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태도다. 전자는 나를 그 자리에 대입하는 것이고, 후자는 상대의 시선으로 상황을 다시 보는 것이다. 이 ‘인지적 공감’이 결국 인간이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켜온 능력 — 적자생존의 논리와 맞닿아 있다는 데까지 이야기가 뻗어갔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이 능력은 훈련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기질적인 밑바탕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는 것이 이날 도달한 잠정적인 결론이었다.
행복 이야기에서는 서은국의 『행복의 기원』이 중심에 있었다.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에 가깝다는 것, 그래서 인생 곳곳에 사소한 행복의 계기를 많이 심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격투기 경기를 보며 만두를 먹는 것처럼 사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계기를 이야기했다. 마치 일상 곳곳에 행복 압정을 심어두고, 지나다니다 그것을 밟을 때마다 행복감이 전해지는 것처럼. 다만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역치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행복을 잘 느끼는 성향 자체는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는 것도 함께 짚었다. 결국 행복 이야기는 다시 처음의 질문 — 타고남과 노력 사이의 긴장 — 으로 돌아갔다. 인생은 본질적으로 권태롭고 그 권태와 끝없이 싸우는 것이라는 시선과, 무탈하게 반복되는 하루의 루틴 자체가 행복이라는 시선이 나란히 놓였다.
이 모든 이야기의 밑바탕에는, 모임을 준비하며 각자 남겨준 질문들이 있었다.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인간을 쾌락이나 권력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로 움직이는 존재로 그렸는데, 그 의지가 존재의 본질인지 아니면 불안을 다스리는 방어기제인지는 사전 질문으로 남아 이날의 네 번째 핵심질문이 되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을 관심·앎·존중·책임의 과정으로 나누며, 소속되지 않을 자유와 관계를 돌보는 책임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다.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기준이 곧 정상의 기준은 아니다”라는 질문을 남겼고, 키르케고르는 『현대의 비판』에서 행동 없이 따지기만 하는 ‘반성’과, 대중이 대중을 짓누르는 ‘수평화’를 현대인의 병으로 짚었다. 이 개념들은 현장에서 전부 꺼내 들지는 못했지만, 다음 회차에 다시 열어볼 문으로 남겨두었다.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타고난 것과 만들어가는 것 사이 어디쯤에 각자 다르게 서 있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다. 혹시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하게 ‘타고난 것과 만들어가는 것’ 사이를 다뤄보셨다면, 어느 질문에서 막히셨는지 궁금하다.
활동 정보
활동 일시 : 2026-09-29, 19:00
활동 장소 : 잠실역 인근 카페
참석자 이름 : 이명재, 김준겸, 김찬영, 전민정, 유효정, 이민욱
활동 사진 : (첨부 사진 삽입)
[참고문헌]
- 라미 카민스키, 『이향인(Otrovert)』
-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서은국, 『행복의 기원』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장대익, 『울트라 소셜』
- 쇠얀 키르케고르, 『현대의 비판』
- 『이키가이』
- [개념] 인지적 공감, 방어기제, TCI 기질검사, 반성(Reflection), 수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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